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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필사는 효과가 없을까: 손글씨·타자 비교 실험이 잰 것과 필사 순서 7단계

타닥 · 2026-08-03 · 고친 날 2026-10-20

아래 실험들이 보여 주는 것은 타이핑 필사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옮겨 적은 내용을 기억하는 데에는 타이핑이 손글씨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핀란드 대학생 31명에게 불러 주는 이야기를 연필, 컴퓨터 자판, 터치스크린 자판으로 받아 적게 한 2018년 실험에서 30분 뒤와 일주일 뒤의 회상은 모두 손글씨가 유의하게 높았다. 10~11세 63명과 16세 43명에게 같은 과제를 준 2019년 실험에서도 손글씨가 앞섰다. 두 실험은 듣고 받아 적는 과제여서 글을 눈으로 보고 베껴 치는 필사와 같지는 않다. 자판 쪽에서 실험으로 확인된 조건도 하나 있다. 타자수에게 치는 내용을 생각하며 치라고 지시한 1972년 실험에서 타자 수행은 그대로인 채 이해 검사 점수가 올랐다. 타자가 손글씨만 못하다는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 2014년 노트 필기 연구와 2024년 뇌파 연구는 필사를 잰 연구가 아니고, 2014년 연구의 핵심 결과는 2021년 재현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아래에서 글 단위의 옮겨 적기를 잰 것은 받아쓰기 실험 두 편이다. 나머지는 노트 필기, 낱말 쓰기, 원고 베껴 치기에서 나온 결과다.

손글씨와 타자를 견준 실험이 잰 것

연구과제결과
프랑구 외(2018)이야기 받아쓰기, 대학생 31명30분·일주일 뒤 회상 모두 손글씨가 높음
프랑구 외(2019)이야기 받아쓰기, 10~11세와 16세이야기 세부 회상에서 손글씨가 높음
뮬러·오펜하이머(2014)강연을 보며 노트 필기개념 문제에서 손 필기가 높음
어리 외(2021)위 논문 첫 실험의 재현성적 차이가 유의하지 않음
판데르베일·판데르메이르(2024)낱말 쓰기, 뇌파 측정손글씨 때 연결 패턴이 넓음. 기억 검사 없음

이야기를 받아 적게 한 실험 두 편

프랑구(Frangou) 등은 2018년 학술지 라이팅 시스템스 리서치(Writing Systems Research)에 낸 논문에서 핀란드 라플란드 대학교 학생 31명에게 짧은 이야기를 불러 주고 연필, 컴퓨터 자판, 터치스크린 가상 자판으로 받아 적게 했다. 한 사람이 세 방식을 모두 거치는 설계였다. 적은 내용을 얼마나 떠올리는지 30분 뒤와 일주일 뒤에 쟀고, 두 시점 모두 손글씨가 유의하게 높았다.

같은 연구진이 2019년 리서치 인 러닝 테크놀로지(Research in Learning Technology)에 낸 논문은 대상을 10~11세 어린이 63명과 16세 청소년 43명으로 바꿨다. 방식은 손글씨, 노트북 자판, 터치스크린(태블릿이나 휴대전화) 세 가지였고, 받아 적은 이야기의 세부를 단서 없이 떠올리게 했다. 이번에도 손글씨로 적었을 때 회상이 더 좋았다. 저자들은 연구의 한계를 들어 더 큰 규모의 후속 연구를 제안했다.

두 실험은 원문을 눈으로 보지 않고 귀로 듣고 적었다는 점에서 필사와 다르다. 잰 것도 이야기 내용의 회상이어서, 필사로 얻는다고들 하는 문체와 어휘의 습득은 이 실험으로 알 수 없다.

2014년 노트 필기 연구와 2021년 재현

뮬러(Mueller)와 오펜하이머(Oppenheimer)가 2014년 사이컬로지컬 사이언스(Psychological Science)에 낸 논문의 첫 실험에서 프린스턴 대학교 학생 67명(분석에는 65명)은 15분 남짓한 테드(TED) 강연을 보며 노트북이나 손으로 필기했고, 강연이 끝나고 약 30분 뒤에 시험을 봤다. 사실을 묻는 문제에서는 두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개념을 적용하는 문제에서는 노트북 집단이 낮았다. 필기 분량은 노트북이 평균 309.6단어, 손이 173.4단어였다. 강연 대본과 세 단어가 연달아 일치하는 비율은 노트북 14.6%, 손 8.8%였고, 이 비율이 낮은 사람일수록 성적이 좋았다. 저자들은 그대로 받아 적은 필기가 자기 말로 바꿔 적은 필기보다 성적이 낮았다는 1979년과 2005년의 선행 실험을 들어, 자판으로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기 쉽고 그만큼 처리가 얕아진다고 해석했다.

2021년에 어리(Urry) 등은 터프츠 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이 첫 실험을 직접 재현했다. 노트북 집단이 74명, 손 필기 집단이 68명이었다. 노트북 쪽이 더 많이 적고 강연자의 말을 더 그대로 옮긴다는 점은 재현됐다. 개념 문제의 성적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원 논문의 두 실험과 이 재현을 포함해 비슷한 연구 8건을 묶은 탐색적 분석에서도 퀴즈 성적 차이는 0에 가까웠는데, 저자들은 8건으로는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대로 옮긴 비율이 높을수록 성적이 낮다는 관계는 이 재현에서 견고하지 않았다.

두 연구의 결론을 필사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노트 필기는 흘러가는 말을 듣고 무엇을 적을지 고르는 일이고, 필사는 눈앞에 있는 글을 빠짐없이 옮기는 일이다. 필사와 닿는 대목은 생각 없이 그대로 옮기면 처리가 얕아진다는 해석인데, 그 해석을 받치던 성적 차이가 2021년 재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2024년 뇌파 연구와 2025년 반론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의 판데르베일(Van der Weel)과 판데르메이르(Van der Meer)는 2024년 1월 프런티어스 인 사이컬로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낸 논문에서 대학생 36명의 뇌파를 256채널로 쟀다. 참가자는 화면에 뜬 낱말을 디지털 펜으로 필기체로 쓰거나 오른손 검지 하나로 자판에 쳤다. 낱말은 15개였고, 한 낱말을 25초 동안 되풀이해 쓰는 가운데 처음 5초의 뇌파를 분석했다. 손으로 쓸 때는 두정부와 중심부 영역에서 세타·알파 대역의 연결 패턴이 자판으로 칠 때보다 넓게 나타났다. 저자들은 이런 연결 패턴이 기억 형성과 새 정보의 부호화에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손글씨가 학습에 이롭다고 해석했다.

이 실험에는 쓴 낱말을 기억하는지 묻는 검사가 없었다. 2025년 1월 같은 학술지에 실린 피네(Pinet)와 롱캉(Longcamp)의 반론은 네 갈래다. 첫째, 학습에 관한 근거가 약하다. 절차에 학습이 들어 있지 않았고, 세타·알파 연결성이 늘면 학습에 좋은 조건이 된다는 것도 분명히 확립되지 않았다. 둘째, 결과가 논문의 주장을 받치지 못한다. 통계 분석이 두 조건의 차이에만 이뤄져서 각 조건이 따로 어떤 연결 패턴을 보였는지는 말할 수 없다. 셋째, 타자 조건이 인위적이다. 검지 하나로 쳤고 친 글자가 화면에 나타나지 않았다. 넷째, 행동 측정치가 보고되지 않았고 참가자의 타자 실력도 재거나 통제하지 않았다. 이 연구가 보여 준 것은 펜으로 쓸 때와 한 손가락으로 칠 때 뇌 활동의 모양이 다르다는 데까지다.

뜻이 통하지 않아도 손은 거의 같은 속도로 친다

원고를 보고 베껴 치는 일은 타자수를 대상으로 오래 연구됐다. 심리학자 티머시 솔트하우스(Timothy A. Salthouse)는 1986년 사이컬로지컬 불리틴(Psychological Bulletin)에 그때까지의 결과를 29개 현상으로 정리했다. 필사와 관계가 깊은 것은 셋이다.

분당 55~60단어는 다섯 글자를 한 단어로 치는 영어 타자 단위이고, 키 입력으로는 분당 275~300타다. 환산 방식은 한글 타자 평균은 몇 타일까에 있다.

솔트하우스는 이 결과를 읽기와 타자의 목표가 다르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읽기는 낱말을 묶어 뜻을 만드는 일이고, 타자는 낱말을 낱낱의 글자로 쪼개는 일이다. 필사에 옮겨 보면 두 가지가 나온다. 필사를 하면 같은 글에 머무는 시간이 눈으로 읽을 때의 네 배 넘게 늘어난다. 다만 그 시간이 이해나 기억으로 이어지는지는 이 자료가 재지 않았다. 그리고 타자를 칠 줄 아는 사람은 문장의 뜻이 통하지 않아도 속도가 거의 떨어지지 않으므로, 한 문단을 다 치고도 내용이 남지 않을 수 있다.

같은 논문에 대책에 해당하는 실험이 실려 있다. 마르톤(Marton)과 산드크비스트(Sandqvist)의 1972년 실험에서, 평소대로 치라는 지시를 받은 타자수와 치는 내용을 생각하며 치라는 지시를 받은 타자수는 타자 수행에 차이가 없었다. 뒤이은 이해 검사 점수는 생각하며 친 쪽이 유의하게 높았다. 솔트하우스가 모은 연구는 모두 1986년 이전에 타자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한글 자판에서도 같은 크기로 나타나는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다.

필사로 글솜씨가 느는가

필사를 하면 문장의 리듬과 어휘가 몸에 붙는다는 주장에 가장 가까운 자료는 그레이엄(Graham)과 페린(Perin)이 2007년에 낸 보고서 라이팅 넥스트(Writing Next)다. 4학년부터 1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 지도 실험을 모아 효과가 확인된 지도 방법 11가지를 추렸는데, 글을 그대로 베껴 쓰게 하는 방법은 그 안에 없다. 가장 닮은 항목은 좋은 글을 읽고 분석해 본떠 쓰게 하는 모범 글 연구다.

지도 방법내용효과 크기
요약하기글을 요약하는 법을 명시적으로 가르친다0.82
문장 결합문장을 합쳐 더 복잡한 문장을 만들게 한다0.50
모범 글 연구좋은 글을 읽고 분석해 본떠 쓰게 한다0.25

보고서는 0.20을 작은 효과, 0.50을 중간, 0.80을 큰 효과로 읽는다. 모범 글 연구는 실험 6건이 모두 양의 효과를 냈지만 크기는 작았다. 요약하기의 0.82는 요약문이 얼마나 완전하고 정확한지로 잰 값이고, 나머지 둘은 쓴 글의 질로 잰 값이다.

대상이 학생이고 모범 글 연구에는 분석과 본떠 쓰기가 들어 있으므로 이 숫자를 성인의 베껴 치기에 그대로 붙일 수는 없다. 확인되는 것은 방향이다. 좋은 글을 본보기로 삼아 효과가 난 실험에서 학생들은 옮기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글을 분석하고 그 요소를 자기 글에 본떠 썼다.

종이, 문서 편집기, 타자 연습 화면의 차이

항목종이에 손글씨문서 편집기타자 연습 화면
실험 근거이야기 회상이 자판보다 높음손글씨보다 낮음문서 편집기와 같은 자판 입력
남는 것공책검색할 수 있는 파일속도(WPM)·정확도 기록, 자주 틀린 글자
틀린 글자 확인원문과 직접 대조원문과 직접 대조글자 단위 자동 대조
주의할 점같은 시간에 옮기는 분량이 적다뜻을 따라가지 않아도 손이 간다친 글은 저장 항목에 없다

타닥의 긴 글은 글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치는 방식이고, 친 글자를 원문과 글자 단위로 견줘 정확도를 낸다. 줄이 바뀌는 자리는 Enter나 Space로 넘어가고, 한자와 자판에 없는 기호는 자동으로 입력된다. 틀렸다가 고친 글자도 약점 분석에는 남아서, 자주 틀리는 글자가 오타 횟수 순으로 15개까지 모인다. 설정에서 '결과창 보기'를 켜면 글을 끝냈을 때 타수와 정확도, 글자 수가 나온다. 기록과 약점 분석은 이 기기의 브라우저에 저장되고(로그인하면 계정에도), 친 글 자체는 저장 항목에 없다. 모아 두고 싶은 문장은 문서 편집기에 따로 적어 둔다.

타이핑 필사 순서 7단계

아래 순서에서 실험이 직접 받치는 것은 3번이다. 4번과 6번은 노트 필기 연구와 글쓰기 지도 연구에서 빌려 온 것이고, 나머지는 실험으로 확인된 절차가 아니다.

  1. 분량을 시간으로 정한다. 분당 300타로 10분을 치면 3,000타, 한글로 약 1,500자다. 타닥의 타수는 자모 단위로 세므로 띄어쓰기를 포함해 한 글자가 평균 2타쯤이다.
  2. 문장 하나를 끝까지 읽은 다음에 친다. 뜻을 먼저 잡아 두기 위한 방법이다.
  3. 치는 동안 문장의 뜻을 떠올린다. 1972년 실험에서 이 지시를 받은 타자수는 이해 점수가 높았고 타자 수행은 차이가 없었다.
  4. 문단이 끝나면 멈추고 그 문단을 자기 말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그대로 받아 적은 필기보다 자기 말로 바꿔 적은 필기가 성적이 좋았다는 선행 실험에 기댄 단계다.
  5. 손이 멈칫한 낱말과 틀린 글자를 확인한다. 타닥에서는 약점 분석 목록이 틀린 글자를 모아 준다. 어떤 종류의 오타인지는 오타의 해부의 유형 구분으로 가릴 수 있다.
  6. 며칠 뒤 그 글의 짜임이나 문장 꼴을 빌려 다른 주제로 한 단락을 써 본다. 라이팅 넥스트의 모범 글 연구는 좋은 글을 분석하고 그 요소를 자기 글에 본떠 쓰게 한 지도였다.
  7. 필사하는 동안에는 속도 기록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속도 연습은 타자 속도 올리는 법의 순서대로 따로 한다.

타닥 긴 글의 분량과 걸리는 시간

글글자 수타수분당 300타로
할머니의 재봉틀(창작)685자1,407타약 5분
등대지기(창작)817자1,690타약 6분
화성의 정원사(창작)1,309자2,770타약 9분
붉은 산5,077자10,357타약 35분
동백꽃6,892자13,934타약 46분
소낙비11,472자23,506타약 78분

글자 수는 띄어쓰기와 줄바꿈을 포함한 값이고, 시간은 쉬지 않고 칠 때의 계산이다. 분당 200타라면 1.5배가 걸린다. 타닥에 실린 한글 긴 글 60편 가운데 20편은 저작권이 만료된 근대 단편이고, 그중 가장 짧은 붉은 산이 5,077자, 가장 긴 소낙비가 11,472자다.

한 번에 치기 어려운 길이의 글은 '내 글' 기능으로 나눠 친다. 원하는 대목을 붙여 넣거나 텍스트 파일을 불러오면(앞에서부터 20,000자까지) 그 부분만 연습 글이 된다. 넣은 글은 최근 30개까지 이 브라우저에만 보관된다.

목적에 따라 고르는 기준

참고한 자료

이 글의 연습용 지문으로 타자 연습하기숫자·영문 없이 한글로만 다시 쓴 연습용 글을 옮겨 적습니다 · 긴 글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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