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타닥, 한 글자씩
타자

세벌식과 두벌식의 차이: 도깨비불, 390과 최종, 바꿀지 정하는 기준

타닥 · 2026-08-27 · 고친 날 2026-10-02

두벌식은 한글 낱자를 자음 한 벌과 모음 한 벌로 나눠 자판에 올린 방식이고, 세벌식은 초성(첫소리), 중성(모음), 종성(받침)을 세 벌로 나눠 올린 방식이다. 가장 큰 차이는 받침에 있다. 두벌식에서는 첫소리 ㄱ과 받침 ㄱ을 같은 키로 치고, 세벌식에서는 서로 다른 키로 친다. 한국의 표준은 1982년에 정해진 두벌식(KS X 5002)이며, 세벌식은 어느 배열도 국가 표준이 아니다. 그래도 윈도우와 맥의 기본 입력기가 세벌식 390과 세벌식 최종을 지원하므로 설정만 바꾸면 쓸 수 있다. 여러 기기를 오가며 치는 사람은 두벌식을 유지하는 편이 낫고, 세벌식은 자기 컴퓨터 한 대에서 한글 문서를 오래 치는 사람이 따져 볼 선택지다.

한눈에 보는 차이

항목두벌식세벌식 390세벌식 최종
나온 해1969년 원형, 1982년 표준1990년1991년
국가 표준표준(KS X 5002)아님아님
받침첫소리와 같은 키전용 키, 겹받침은 일부전용 키, 겹받침 전부
한글이 놓인 줄글자 3줄숫자 줄까지 4줄숫자 줄까지 4줄
숫자맨 윗줄 그대로Shift + 오른손 글자 자리Shift + 오른손 글자 자리
기호영문 자판과 같음영문 자판 기호 모두 있음@, #, $ 등 12개 없음
도깨비불 현상생김없음없음

'벌'은 낱자 묶음을 세는 말이다. 타자기 시절에는 네벌식과 다섯벌식도 있었고, 지금 컴퓨터에서 고를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두벌식과 세벌식 두 갈래다.

두벌식: 키 26개에 낱자 33개

두벌식은 영문 자판의 글자 키 26개에 자음 14개와 모음 12개를 하나씩 놓는다. 쌍자음 ㄲ, ㄸ, ㅃ, ㅆ, ㅉ과 모음 ㅒ, ㅖ는 Shift를 누른 채 치므로 낱자는 모두 33개다. 자음은 왼손 쪽에, 모음은 오른손 쪽에 있고, 모음 가운데 ㅠ만 자음 구역에 놓여 있다. 숫자와 기호는 영문 자판과 같은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

익힐 자리가 26개뿐이고 숫자와 기호를 영문 자판과 똑같이 친다는 점이 두벌식의 장점이다. 그 대신 판단할 일이 입력기로 넘어간다. 자음 키가 눌렸을 때 그것이 앞 글자의 받침인지 다음 글자의 첫소리인지는 그다음 키가 들어와야 정해진다.

도깨비불 현상이 생기는 까닭

두벌식으로 '가가'를 치려고 ㄱ, ㅏ, ㄱ, ㅏ를 차례로 누르면 화면은 ㄱ, 가, 각, 가가 순서로 바뀐다. 세 번째로 누른 ㄱ이 받침인지 다음 글자의 첫소리인지 아직 알 수 없어서 입력기는 일단 받침으로 붙여 '각'을 보여 준다. 이어서 모음 ㅏ가 들어오면 그 ㄱ을 떼어 다음 글자의 첫소리로 옮긴다. '우리나라'를 칠 때 '울', '린', '날'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도 같은 일이다. 치려던 것이 아닌 글자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 현상을 도깨비불 현상이라고 부른다.

입력기의 오류는 아니다. 자음을 한 벌만 두면 다음 키가 들어오기 전에는 받침인지 첫소리인지 정할 수 없고, 입력기가 그 자음을 일단 받침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생기는 동작이다. 글자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화면에 보이는 모양이 최종 결과가 아니어서, 화면을 보며 오타를 확인하는 사람은 다음 키를 누른 뒤에야 맞게 쳤는지 알 수 있다.

타자 연습 프로그램도 이 동작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타닥은 조합이 끝나지 않은 글자를 확정될 때까지 타수에 넣지 않는다. 한 글자만 틀려도 끝나는 미니게임 '정확도 서바이벌'에서도, 조합 중인 글자가 목표 글자로 이어질 수 있으면 판정하지 않는다. '가가'를 치는 도중에 잠깐 보이는 '각'은 오타로 세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벌식: 받침에 전용 키를 준다

운영체제가 지원하는 세벌식은 공병우가 만든 배열을 이어받은 것이어서 공세벌식이라고도 부른다. 첫소리를 오른손 자리에, 모음을 왼손 자리의 오른쪽에, 받침을 맨 왼쪽에 둔다. 받침 ㄱ 키를 누르면 그 자리에서 받침으로 확정되므로 글자가 옮겨 다니지 않는다.

받침으로 쓰는 자음을 따로 올려야 하니 글자 키 26개로는 모자란다. 공세벌식은 숫자 줄에도 한글 낱자를 두고, 숫자는 오른손 글자 자리의 윗글쇠(Shift) 층으로 옮겼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거리가 길고 배열을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김국(2009)의 자판 설계 논문은 여기에 더해 낱자가 너무 많아 Shift로 치는 글자가 많고 기호의 자리가 영문 자판과 많이 달라진다는 점을 든다.

Shift는 두벌식보다 덜 쓴다. ㅖ와 받침 ㅆ이 Shift 없이 눌리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두벌식에서는 '있다', '했다'처럼 받침 ㅆ이 나올 때마다 Shift를 눌러야 한다. 그렇다고 Shift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논문에 따르면 공병우식 자판에서 받침 ㄷ, ㅈ, ㅊ, ㅌ, ㅍ, ㅋ 여섯 개는 Shift를 눌러야 나온다.

세벌식이 왼손 부담을 줄여 준다는 설명은 흔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두벌식에서 받침 있는 글자는 왼손 두 번(첫소리, 받침)과 오른손 한 번(모음)으로 친다. 공세벌식에서는 오른손 한 번(첫소리)과 왼손 두 번(모음, 받침)이다. 김국(2009)도 공병우식 자판은 받침 때문에 왼손 연타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적었고, 자신의 새 설계안을 두고는 두벌식이나 기존 공병우식보다 왼손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한다. 두 방식 모두 왼손 부담이 크다고 본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일을 맡는 손가락이다. 공세벌식에서는 왼손 검지와 중지가 주로 모음을, 중지와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받침을 맡는다.

세벌식 390과 세벌식 최종

윈도우와 맥에 들어 있는 세벌식은 두 가지이고, 둘 다 공병우가 세운 한글문화원이 보급했다.

한글 문장 사이에 @, #, & 같은 기호를 자주 섞어 치거나 한글 상태에서도 기호 자리가 영문 자판과 비슷하기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390이, 한글 문장을 주로 치는 사람에게는 최종이 맞는다.

1995년에는 신광조가 신세벌식을 내놓았다. 한 키에 벌이 다른 낱자 두 개를 넣고 치는 차례에 따라 가려 넣게 해서, 숫자 줄을 쓰지 않고 글자 3줄만으로 한글을 치게 한 배열이다. 운영체제 기본 입력기가 지원하는 세벌식은 390과 최종이고, 애플 설명서의 한국어 입력 소스 목록에도 신세벌식은 없다.

세벌식이 더 빠른가

세벌식이 더 빠르다는 주장은 타자기 시절부터 있었다. 세벌식을 쓰는 김경석 부산대 교수는 2009년 국립국어원 『새국어생활』에 실은 글에서, 기계식 타자기에서는 속도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 세벌식이 분명히 낫지만 컴퓨터에서는 속도 차이가 별로 없는 듯하다고 적었다. 그가 두벌식의 불편으로 든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받침이 다음 글자의 첫소리로 바뀌어 보이는 현상이었다.

지금 컴퓨터에서 쓰는 두벌식과 세벌식 390·최종의 속도를 같은 조건에서 견준 공개 연구는 확인되지 않는다. 김국(2009)도 컴퓨터 자판은 타자기에 비해 학계의 정식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고 적었다. 세벌식으로 바꾸면 몇 타가 오른다는 식의 숫자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모아치기도 구분해서 봐야 한다. 모아치기는 첫소리, 모음, 받침 키를 한꺼번에 눌러 한 글자씩 넣는 방식이다. 국회 등에서 회의록을 만드는 속기용 자판이 이 방식을 쓰는 세벌식 배열이다. 반면 1990년대 운영체제의 입력기들은 공세벌식을 지원하면서도 모아치기는 지원하지 않았고, 390과 최종은 한 키씩 이어 치는 배열로 쓰인다. 2000년대에 날개셋 같은 입력기가 모아치기의 원리 일부를 이어 치는 자판에 맞게 바꾼 '모아주기'를 구현한 정도다.

한글 자판이 두 갈래가 된 과정

연도일어난 일
1949년공병우가 세벌식 수동 타자기를 내놓음
1969년정부 표준 확정. 수동 타자기는 네벌식, 전신 타자기는 두벌식
1982년두벌식이 '정보처리용 건반 배열'로 컴퓨터 자판 표준이 됨
1983년타자기용 네벌식 표준 폐지. 타자기 표준도 두벌식으로
1990년한글문화원, 세벌식 390 발표
1991년한글문화원, 세벌식 최종 발표
1995년신광조, 신세벌식 발표

세벌식은 타자기에서 시작했다. 안과 의사 공병우가 1949년에 내놓은 세벌식 타자기는 빠르게 치는 데 초점을 맞춘 기계였다. 이 타자기와 함께 한글 타자기 시장이 크게 자랐고,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문을 작성하는 데에도 공병우 타자기가 쓰였다.

정부 표준은 다른 길로 갔다. 과학기술처는 1969년 6월 수동 타자기용 네벌식 자판과 전신 타자기(텔레타이프)용 두벌식 자판을 표준안으로 공표했고, 같은 해 7월 국무총리 훈령 제81호로 확정했다. 네벌식은 모음을 받침 없는 글자용과 받침 있는 글자용 두 벌로 나눈 방식으로, 공병우의 세벌식과는 다른 배열이다. 『한글과 타자기』(역사비평사)를 쓴 전북대 김태호 교수는 정부가 기존 업체들이 쓰던 여러 자판을 무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강제했다고 지적한다.

컴퓨터가 보급되자 두벌식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1969년의 전신 타자기용 배열과 거의 같은 두벌식이 1982년에 '정보처리용 건반 배열'(당시 KS C 5715, 지금의 KS X 5002)이라는 이름으로 표준이 됐다. 1983년 8월에는 국무총리 지시 제21호로 타자기용 네벌식 표준이 폐지되고 타자기 표준도 두벌식으로 바뀌었다. 컴퓨터에서는 받침인지 첫소리인지를 입력기가 판단해 화면의 글자를 고쳐 보여 줄 수 있어서, 자음을 한 벌만 두어도 모아쓴 글자를 만들 수 있다.

세벌식은 표준 밖에서 개량이 이어졌다. 한글문화원이 1990년과 1991년에 컴퓨터용 배열을 내놓았고 운영체제가 이를 받아들였다. 표준은 두벌식 하나이지만 입력기 설정에는 두 갈래가 함께 남게 된 까닭이다.

타닥에서는 어떻게 세는가

타닥의 타수는 친 글자를 낱자로 풀어서 센다. 낱자 하나가 1타이고, ㅘ, ㅙ, ㅚ, ㅝ, ㅞ, ㅟ, ㅢ 같은 겹모음과 ㄳ, ㄺ 같은 겹받침은 2타다. ㄲ, ㅆ 같은 쌍자음과 ㅒ, ㅖ는 1타이며 Shift는 세지 않는다. 두벌식에서 Shift를 빼고 실제로 누르는 키 수와 같은 값이다. '한'은 3타, '값'은 4타다.

이 규칙은 화면에 확정된 글자에 적용되므로 같은 글에는 어떤 자판으로 치든 같은 타수가 매겨진다. 타닥 급수표의 기준도 자판과 상관없이 같은 숫자로 적용된다. 급수는 60초 검정에서 정확도 95% 이상일 때 8급 80타/분부터 타신 650타/분까지로 나뉜다. 세벌식에서는 실제로 누른 키 수와 타수가 어긋날 수 있다. 세벌식 최종의 겹받침 전용 키로 '값'을 Shift를 빼고 키 세 번에 쳐도 4타로 세기 때문이다. 세는 규칙 전체는 타수 계산 방식에 있다.

설정의 '화면 키보드 표시'는 기본값이 꺼짐이고, 켜면 두벌식 배열을 기준으로 누른 키와 다음에 칠 키를 표시한다.

바꿀지 정하는 기준

한번 퍼진 배열이 잘 바뀌지 않는 사정은 영문 자판도 같다. 그 내력은 쿼티 자판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에서 다룬다.

윈도우와 맥에서 바꾸는 방법

시판 키보드의 한글 각인은 대부분 두벌식이므로 세벌식은 배열표를 따로 보며 익혀야 한다. 한글문화원도 세벌식 자판 딱지를 나눠 주며 보급 운동을 벌였다. 손가락마다 맡는 자리를 정해 익히는 방법은 홈 포지션 글에 있다.

참고한 자료

이 글의 연습용 지문으로 타자 연습하기숫자·영문 없이 한글로만 다시 쓴 연습용 글을 옮겨 적습니다 · 긴 글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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