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캡 프로파일은 키캡을 옆에서 본 모양에 붙은 이름이다. 높이가 얼마인지, 줄마다 높이와 기울기가 다른지, 손끝이 닿는 윗면이 어떤 곡면인지가 프로파일을 가른다. 완제품 기계식 키보드에 가장 흔한 것은 OEM이고, 맨 윗줄 기준으로 그보다 약 2.5 mm 낮은 것이 체리(Cherry), 가장 높은 축에 드는 것이 SA다. DSA와 XDA는 모든 줄의 모양이 같아서 키를 어느 줄에나 꽂을 수 있다. 재질이 같아도 프로파일이 다르면 손가락이 키에 닿는 높이와 각도가 달라진다.
프로파일을 가르는 세 가지 기준
키캡 제조사 시그니처 플라스틱스(Signature Plastics)는 키캡 계열을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눈다. 높이가 낮은지 중간인지 높은지, 옆모습이 스컬프처드(sculptured)인지 아닌지, 윗면이 구형인지 원통형인지 평면인지다.
- 높이: 키캡 바닥에서 윗면까지의 길이다. 스위치 위에 그대로 더해지므로 손끝이 닿는 높이를 바꾼다.
- 줄 구성: 스컬프처드는 줄마다 높이와 기울기가 다른 방식이다. 데스크소리티(Deskthority) 위키는 그 목적을 줄마다 손가락이 움직여야 하는 거리를 고르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1980년대 중반 이후 데스크톱 키보드의 대다수가 이 방식을 썼다고 적는다. 모든 줄이 같은 모양인 방식은 유니폼(uniform)이라 부른다.
- 윗면: 원통형(cylindrical)은 좌우로만 오목하게 휘고, 구형(spherical)은 앞뒤와 좌우로 모두 오목하게 휜다. 평면도 있다.
줄마다 각도를 달리하는 일을 키캡 대신 키보드가 맡은 예도 있다. 같은 위키에 따르면 IBM 모델 F(Model F)는 스위치를 받치는 기판을 휘게 만들어 모든 줄에 같은 모양의 키캡을 썼고, 이 방식은 모델 M(Model M)과 여러 멤브레인 키보드로 이어졌다.
주요 프로파일 비교
| 프로파일 | 높이 | 줄 구성 | 윗면 |
|---|---|---|---|
| 체리(Cherry) | 약 9.4 mm | 줄마다 다름 | 원통형 |
| OEM | 약 11.9 mm | 줄마다 다름 | 원통형 |
| DCS | 중간 | 줄마다 다름 | 원통형 |
| SA | 약 16.5 mm | 줄마다 다름 | 구형 |
| MT3 | SA와 비슷 | 줄마다 다름 | 구형 |
| MTNU | 중간 | 줄마다 다름 | 구형 |
| DSA | 약 7.6 mm | 모든 줄 같음 | 구형 |
| XDA | 약 9.1 mm | 모든 줄 같음 | 오목 |
| G20 | 약 7.6 mm | 모든 줄 같음 | 평면 |
표의 숫자는 출처와 잰 자리가 다르다. 체리와 OEM의 값은 키보드 제조사 다이그마(Dygma)가 맨 윗줄 키캡의 높이로 밝힌 것이어서 다른 줄에서는 값이 달라진다. SA, DSA, XDA, G20의 값은 다스 키보드(Das Keyboard)의 안내 글에 실린 것이다. 다스 키보드의 글은 체리와 OEM에도 다이그마와 같은 수치를 적지만, 어느 줄을 어떻게 잰 값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표의 숫자는 0.1 mm 단위의 차이를 따지기보다 프로파일 사이의 순서를 읽는 데 쓰는 편이 맞다.
숫자가 없는 칸은 제조사나 설계자가 높이를 말로만 밝힌 경우다. DCS의 '중간'은 시그니처 플라스틱스의 분류인데, 이 회사는 DSA와 G20도 중간으로 분류하므로 자사 계열 안에서의 구분으로 읽어야 한다. MTNU의 '중간'은 설계자의 설명이고, MT3는 다스 키보드가 SA와 비슷한 높이라고 적는다. XDA의 윗면은 다스 키보드가 오목하고 기울지 않았다고만 적어 그대로 옮겼다.
바라는 것에 따라 먼저 볼 프로파일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 바라는 것 | 먼저 볼 프로파일 | 확인할 점 |
|---|---|---|
| 완제품과 비슷한 높이 | OEM | 지금 쓰는 키캡의 프로파일 |
| 조금 낮은 키 | 체리, DCS | 체리는 스위치의 LED 방향 |
| 높고 둥근 키 | SA, MT3 | 받침 다리와 손목 각도 |
| 높이를 낮춘 구형 | MTNU, DSA | 줄마다 모양이 다른지 |
| 키 위치를 자유롭게 | DSA, XDA, G20 | 줄마다의 기울기가 없음 |
체리와 OEM은 높이가 다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프로파일은 표준 프로파일이라고도 불린다. 데스크소리티 위키는 옛 기계식 키보드와 요즘 기계식 키보드의 대부분이 이 프로파일을 쓴다고 적고, 필코(Filco) 마제스터치(Majestouch)와 다스 키보드를 예로 든다. 다만 완제품이 모두 OEM인 것은 아니다. 키크론(Keychron)의 고객 지원 문서를 보면 K2, K6, K8 같은 기본 K 시리즈와 C 시리즈는 OEM이지만, K2 프로와 K8 프로 같은 K 프로 시리즈와 V 맥스, Q 시리즈는 OSA를 쓴다. 키크론이 OEM 높이에 SA 모양이라고 설명하는 프로파일이다. Q 프로와 Q 맥스 시리즈는 KSA, 레모키(Lemokey) L 시리즈는 체리 프로파일이다. 지금 쓰는 키캡이 무엇인지는 제품 사양에서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체리 프로파일은 스위치 회사 체리가 자사 G80, G81 계열 키보드에 쓴 키캡에서 왔다. 데스크소리티 위키는 이를 표준 프로파일보다 다소 낮은 스컬프처드 키캡이라고 설명한다. 다이그마가 밝힌 값으로는 맨 윗줄에서 OEM이 11.9 mm, 체리가 9.4 mm여서 2.5 mm가 벌어진다. 두 프로파일 모두 줄마다 모양이 다르고 윗면은 원통형으로 분류된다. 키캡 설계자 매트3오(Matt3o)는 MTNU가 체리 프로파일이 구형이라면 어떤 모양일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하고, 키크론은 OSA를 OEM 높이에 SA 모양이라고 부른다. 두 설명 모두 이 구분을 전제로 한다.
DCS는 시그니처 플라스틱스의 원통형 스컬프처드 계열이다. 이 회사는 자사 키캡이 1970년대의 체리식 키캡을 본떠 대부분의 OEM 키캡보다 낮다고 설명한다. 데스크소리티 위키에 따르면 DCS는 체리 키캡과 옆모습이 대체로 맞지만 똑같지는 않고, 맨 아래 두 줄의 기울기가 체리보다 크다.
체리 프로파일을 고를 때 확인할 것이 스위치 방향이다. 다이그마는 키캡 간섭을 스위치 스템(키캡이 꽂히는 기둥)이 바닥에 닿기 전에 키캡의 벽이 스위치 윗면 하우징에 먼저 부딪히는 현상이라고 정의한다. 이 회사의 설명으로는 체리 프로파일은 LED가 아래쪽에 오는 남향(south-facing) 스위치에 맞춰 설계되어 키캡의 기울기가 스위치의 기울기를 따라간다. 스위치가 LED를 위쪽에 두는 북향(north-facing)으로 꽂혀 있으면 두 기울기가 어긋나고, 눌렀을 때 키캡의 사용자 쪽(남쪽) 벽이 하우징에 닿는다. 그 결과 소리가 달라지고 사람에 따라 손끝에 어색한 감각이 생긴다고 한다. 다만 사무실 직원들에게 무엇을 볼지 알리지 않고 체리 키캡을 쓰게 했을 때는 알아챈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같은 글은 OEM이나 SA는 키가 훨씬 높아 이런 일이 없다고 적는다. 이 회사가 내놓은 해결책은 0.8 mm 두께의 와셔를 스템에 끼워 키캡을 그만큼 띄우는 것이다.
높고 둥근 SA와 MT3, 높이를 낮춘 MTNU
SA는 시그니처 플라스틱스의 전신인 콤프텍(Comptec)이 1980년에 내놓은 첫 자체 프로파일 계열이다. 콤프텍은 존 캐버스(John Cavers)가 1973년 캐나다 밴쿠버 근처에 세운 회사다. 회사 역사를 정리한 글에 따르면 SA는 타자기 키를 닮은 높은 키캡으로, 윗면이 구형(S)이고 모든(A) 줄의 모양이 같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얼마 뒤 줄마다 기울기를 달리한 개량판이 나왔고, 지금의 시그니처 플라스틱스는 SA를 높은 프로파일, 구형 윗면, 스컬프처드로 분류한다. 이름은 그대로인데 줄 구성은 바뀐 것이다. 다스 키보드는 SA의 높이를 16.5 mm로 적고, 살 수 있는 키캡 가운데 가장 높은 축이라고 소개한다.
MT3는 매트3오, 곧 마테오 스피넬리(Matteo Spinelli)가 설계했다. 그가 2022년에 쓴 글에 따르면 2015년에 IBM 빔 스프링(beam spring) 키보드에서 영감을 받은 높은 구형 키캡을 만들기 시작했고, 2018년에 드롭(Drop)의 후원으로 출시했다. SA는 3번 줄이 평평한데, MT3의 3번 줄은 5~9도 기울기에서 거의 평평하고 이 각도가 요즘 키보드에 잘 맞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 자신도 MT3가 꽤 높은 프로파일이어서 취향을 탄다고 적었다.
MTNU는 같은 설계자가 키캡 제조사 지엠케이(GMK)와 함께 만든 프로파일이다. 그는 지엠케이도 비슷한 프로파일을 개발하고 있어 힘을 합쳤다고 밝혔고, MTNU를 체리의 대안이 될 중간 높이의 범용 프로파일이라고 설명한다. 재질은 이중사출 PBT라고 했다. PBT와 ABS가 어떻게 다른지는 ABS 키캡과 PBT 키캡의 차이에서 다룬다.
모든 줄이 같은 DSA, XDA, G20
DSA는 콤프텍이 1983년에 내놓은 계열이다. 이름은 DIN 표준(D), 구형 윗면(S), 모든 줄 같은 모양(A)을 뜻한다. DIN은 독일의 표준으로, 회사 역사를 정리한 글은 1982년의 DSS와 1983년의 DSA, DCS가 당시 업계가 새로 따르기 시작한 이 표준에 맞춘 계열이라고 설명한다. XDA는 다스 키보드가 약 9.1 mm 높이의 유니폼 프로파일로 소개한다. 시그니처 플라스틱스가 2015년에 내놓은 G20은 윗면이 평평한 유니폼 계열이다.
유니폼 프로파일에서는 어느 키든 어느 줄에나 꽂을 수 있다. 매트3오는 DSA를 고른 까닭으로 모든 키가 같은 줄 모양이라 어떤 커스텀 키보드든 섞어서 덮기 쉽다는 점을 들었다. 대신 줄마다의 기울기로 손가락이 움직이는 거리를 고르게 한다는 스컬프처드의 목적은 포기하게 된다. 매트3오 자신도 DSA가 가장 좋은 키캡 모양은 아니라고 적었다.
줄 번호를 읽는 법
스컬프처드 키캡은 낱개마다 놓일 줄이 정해져 있고, 그 줄을 부르는 방식은 제조사마다 다르다. 데스크소리티 위키의 표에서 시그니처 플라스틱스, 체리·레오폴드(Leopold)·토프레(Topre), WASD 키보드(WASD Keyboards)의 방식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 줄 | 시그니처 플라스틱스 | 체리·레오폴드·토프레 | WASD 키보드 |
|---|---|---|---|
| 펑션 줄 | 1(DCS는 5) | E | 4 |
| 숫자 줄 | 1 | E | 4 |
| Q가 있는 줄 | 2 | D | 3 |
| A가 있는 줄 | 3 | C | 2 |
| Z가 있는 줄 | 4 | B | 1 |
| 스페이스바 줄 | 3 또는 4 | B | 1 |
같은 숫자라도 방향이 반대일 수 있다. 시그니처 플라스틱스는 숫자 줄이 1번이고 WASD 키보드는 맨 아랫줄이 1번이다. 체리식 문자는 국제 표준 ISO/IEC 9995-1의 줄 이름과 같은 문자다. 이 표준은 스페이스바 줄을 A로 놓고 그 위의 글자 줄부터 B, C로 올라간다. 다만 요즘 체리 키보드는 맨 아래 두 줄에 같은 B 모양을 쓰고, 옛 체리 키보드 일부만 맨 아랫줄에 더 높고 기울기가 큰 A 모양을 썼다. 표의 세 방식 모두 키보드 여섯 줄을 네댓 가지 줄 모양으로 덮는다. 세트를 살 때는 번호만 보지 말고 구성 그림에서 어느 키가 어느 줄 모양인지 확인해야 한다.
줄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두 가지다.
- 작은 배열: 65%나 75% 배열은 오른쪽 끝 세로줄의 키가 각 줄에 맞는 모양으로 세트에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열별 차이는 키보드 크기 비교에 정리되어 있다.
- 청소 뒤 다시 꽂기: 키캡을 뽑아 씻은 뒤 줄을 섞어 꽂으면 그 자리만 높이와 기울기가 어긋난다. 뽑을 때 줄별로 나눠 두면 된다. 세척 순서는 키보드 청소법에 나와 있다.
높은 키캡과 손목
다스 키보드의 수치로는 SA가 체리보다 7 mm쯤 높다. 키캡이 높아지면 손끝이 닿는 면이 그만큼 올라가므로, 손바닥 밑동을 책상에 댄 채로 치면 손목이 위로 꺾이기 쉽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손목을 아래팔과 일직선으로 곧게 두라고 권하고, 키보드 뒤쪽 다리를 세우거나 설계상 기울기가 가파르면 손목이 위로 꺾일 수 있다고 적는다. 받침 다리가 손목 꺾임을 키운다면 쓰지 말라는 것도 이 기관의 안내다.
높은 프로파일로 바꾼 뒤 손목이 젖혀진다면 받침 다리를 접는 것이 먼저다. 그래도 꺾이면 키보드나 의자의 높이를 조절해 손목이 곧아지는 자리를 찾는다. 손목 받침을 쓸 때는 앞쪽 모서리가 딱딱하고 날카로운 것을 피한다. 자세와 장비 전반은 손목을 지키는 법에서 다룬다. 통증이나 저림이 계속되면 장비를 바꾸기 전에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키캡을 바꾸기 전과 후에 확인할 것
- 지금 쓰는 키캡의 프로파일을 제품 사양이나 제조사 지원 문서에서 확인한다.
- 체리 프로파일을 살 생각이라면 키보드의 스위치가 남향인지 북향인지 본다. 키캡을 하나 뽑았을 때 LED가 스위치의 위쪽, 곧 사용자에게서 먼 쪽에 있으면 북향이다.
- 세트가 내 배열의 모든 키를 줄 모양까지 맞춰 덮는지 구성 그림으로 확인한다. 스페이스바 길이, 오른쪽 시프트 너비, 오른쪽 끝 세로줄의 키를 본다.
- SA나 MT3처럼 높은 프로파일이라면 받침 다리를 접은 상태에서 손목이 곧게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 바꾸기 전과 후를 숫자로 비교한다. 타닥의 설정에서 '결과창 보기'를 켜고, 긴 글에서 같은 작품을 바꾸기 전과 후에 한 번씩 친 뒤 결과 창의 CPM(타/분)과 정확도를 적어 둔다. 685자인 '할머니의 재봉틀'처럼 짧은 작품을 고르면 부담이 적다. 약점 분석은 틀린 글자를 글자별로 누적해 보여 주므로, 키캡을 바꾼 직후 '기록 초기화'를 누르고 연습하면 새 키캡에서 자주 틀리는 글자만 따로 모인다. 초기화하면 그전 기록은 지워지고(로그인한 채 초기화하면 계정의 기록도 함께), 기록은 로그인하지 않으면 쓰는 기기에만 저장된다.
참고한 자료
- Signature Plastics: Keycap Family Specs — 계열을 가르는 세 기준, DCS·DSA·SA·G20의 분류, 자사 키캡이 대부분의 OEM보다 낮다는 설명
- The story of Signature Plastics (Bob Guenser, 2024) — 콤프텍 설립(1973년), SA·DSS·DSA·DCS·G20의 출시 연도와 이름의 뜻
- 데스크소리티 위키: Keyboard profile — 스컬프처드의 목적과 보급 시기, IBM 모델 F의 휜 기판, OEM·체리 프로파일과 DCS의 관계, 제조사별 줄 표기 표
- Dygma: Keycap interference — 맨 윗줄 기준 OEM 11.9 mm와 체리 9.4 mm, 북향 스위치와 체리 프로파일의 간섭, 0.8 mm 와셔
- Designing Keycaps for Fun and Profit (Matt3o, 2022) — MT3의 개발 과정과 SA와의 차이, DSA와 MTNU에 대한 설계자의 설명
- Das Keyboard: Types of Keycap Profiles — SA 16.5 mm, XDA 9.1 mm, DSA와 G20 7.6 mm 등 프로파일별 높이 표기
- Keychron 고객 지원: 제품별 키캡 프로파일 — 키크론 시리즈별 OEM·OSA·KSA·체리 프로파일 구분
- OSHA Computer Workstations eTool: Keyboards — 손목의 중립 자세, 받침 다리와 키보드 높이 조절, 손목 받침의 모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