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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압 45g과 60g은 뭐가 다른가 — 작동 압력과 바닥 압력 읽는 법

타닥 · 2026-08-27 · 고친 날 2026-10-02

키압 45g과 60g의 차이는 15 gf, 500원 동전 두 개의 무게다. 다만 이 계산은 두 숫자를 같은 지점에서 쟀을 때만 맞다. 체리(Cherry)와 게이트론(Gateron)은 사양표에 글자가 입력되는 지점의 힘(작동 압력)을 적고, 질피시(ZealPC)처럼 키를 끝까지 눌렀을 때의 힘(바닥 압력)을 적는 곳도 있다. 작동 압력이 45 cN인 체리 MX 적축은 공개된 실측 곡선에서 바닥까지 약 55 gf가 들고, 60 cN인 흑축은 약 80 gf가 든다. 입력 지점에서 15 gf쯤이던 차이가 바닥에서는 25 gf쯤으로 벌어지고, 같은 적축이 기준에 따라 45도 되고 55도 된다. 숫자를 견주기 전에 그 숫자가 어느 지점의 값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g, gf, cN은 사실상 같은 값이다

키압은 흔히 g으로 적지만 정확히는 그램힘(gf), 곧 1 g짜리 물체가 표준 중력 아래에서 누르는 힘이다. 1 gf는 약 0.98 cN이어서 체리가 쓰는 cN과 게이트론이 쓰는 gf는 2%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45 cN은 약 45.9 gf다. 게이트론이 지 프로(G Pro) 3.0 적축의 작동 압력을 "45±15 gf"로 적을 만큼 허용 오차가 넓으니 단위 차이는 무시해도 된다.

동전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원으로 500원 동전 하나가 7.70 g이니 여섯 개(46.2 g)가 45 gf, 여덟 개(61.6 g)가 60 gf에 가깝다. 리니어 스위치는 스프링이 미리 눌려 있는 힘을 넘긴 뒤부터 동전을 하나 더 올릴 때마다 같은 깊이만큼 내려간다.

스위치 하나에 붙는 네 가지 숫자

키를 누르는 동안 힘은 한 값에 머물지 않는다. 사양표와 리뷰에 나오는 숫자들은 그 곡선 위의 서로 다른 점이다.

체리의 제품 페이지에는 숫자가 두 군데에 나온다. 위쪽 요약 목록의 operating force와 아래쪽 사양표의 actuation force다.

스위치요약 목록사양표입력 지점 / 끝
MX 적축 (리니어)45 cN45 cN2.0 mm / 4.0 mm
MX 갈축 (택타일)55 cN45 cN2.0 mm / 4.0 mm
MX 청축 (클릭)60 cN50 cN2.2 mm / 4.0 mm
MX 흑축 (리니어)60 cN60 cN2.0 mm / 4.0 mm
MX 은축(스피드 실버) (리니어)45 cN45 cN1.2 mm / 3.4 mm

갈축과 청축은 두 숫자가 다른데, 제품 페이지에는 그 까닭이 적혀 있지 않다. 데스크소리티(Deskthority) 위키는 청축의 50 cN이 입력 지점의 힘이고 60 cN이 걸림 압력이라고 설명하며, 아래 갈축의 실측 곡선도 같은 관계를 보인다. 두 스위치에서 큰 숫자는 걸림 압력, 작은 숫자는 작동 압력으로 읽으면 된다. 세 방식의 차이는 리니어, 택타일, 클릭에 정리되어 있다.

같은 사양표에는 Initial force와 Final force 칸도 있다. 적축은 30 cN과 100 cN, 흑축은 30 cN과 110 cN이다. 체리는 이 값이 어느 지점의 힘인지 적어 두지 않았고, 아래 실측의 시작 힘이나 바닥 힘과는 값이 다르다.

실측 곡선으로 본 적축, 흑축, 갈축

스위치 평론가 테레민고트(ThereminGoat)는 스위치를 눌러 가며 잰 힘과 깊이의 원자료를 깃허브에 공개한다. 그 가운데 2024년 8월에 잰 현행 체리 MX(MX2A) 세 종의 값을 깊이별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누른 깊이MX 적축MX 흑축MX 갈축
0.5 mm약 35 gf약 46 gf약 40 gf
1.0 mm약 36 gf약 49 gf약 43 gf
2.0 mm약 42 gf약 58 gf약 43 gf
3.0 mm약 48 gf약 67 gf약 55 gf
3.9 mm약 54 gf약 78 gf약 61 gf

리니어인 적축과 흑축은 1.0 mm를 지난 뒤로 직선에 가깝다. 1 mm를 더 누를 때마다 적축은 약 6 gf씩, 흑축은 9~12 gf씩 무거워진다. 두 축의 차이는 0.5 mm에서 약 11 gf, 2.0 mm에서 약 16 gf, 3.9 mm에서 약 24 gf로 깊이 누를수록 벌어진다. 키가 바닥에 닿기 직전의 힘은 적축 약 55 gf, 흑축 약 80 gf다.

갈축은 직선이 아니다. 1.2 mm 부근에서 약 54 gf까지 올랐다가 2.0 mm에서 약 43 gf로 떨어지고, 그 뒤로 다시 올라 바닥에서 약 62 gf가 된다. 2.0 mm의 힘은 적축과 거의 같지만 그 전에 54 gf짜리 꼭대기를 넘어야 한다. 사양표의 숫자가 같은 45 cN이어도 갈축을 입력시키려면 적축보다 12 gf쯤 큰 힘을 한 번 넘겨야 한다는 뜻이다.

세대에 따라서도 값이 다르다. 체리는 2023년 8월 스프링 모양과 윤활을 바꾼 MX2A를 발표했고, 지금 제품 페이지에 실린 것이 이 세대다. 같은 자료에서 그 전인 2022년 9월에 잰 적축은 2.0 mm에서 약 49 gf, 바닥에서 약 65 gf로 MX2A보다 7~10 gf 무거웠다. 흑축은 약 60 gf와 약 78 gf로 거의 같았다.

실측값은 종류마다 개체 하나를 잰 것이고, 깊이의 영점도 측정마다 0.1 mm쯤 다르다. 몇 gf 차이는 어림으로만 본다.

같은 숫자가 다른 무게를 뜻할 때

게이트론은 지 프로 3.0 시리즈의 작동 압력과 바닥 압력, 스프링 길이를 함께 공개한다. 위에서 실측한 체리 값과 나란히 놓으면 두 숫자의 간격이 보인다.

스위치작동 쪽바닥 쪽자료
체리 MX 적축약 42 gf (2.0 mm)약 55 gf실측
체리 MX 흑축약 58 gf (2.0 mm)약 80 gf실측
게이트론 황축50±15 gf67 gf제조사, 스프링 15.4 mm
게이트론 흑축60±15 gf70 gf제조사, 스프링 15.4 mm
게이트론 적축45±15 gf50 gf제조사, 스프링 20.5 mm

실측한 체리 적축과 흑축, 15.4 mm 스프링을 쓴 게이트론 황축과 흑축은 바닥 쪽 값이 작동 쪽 값보다 10~22 gf 높다. 그래서 바닥 기준으로 적힌 숫자는 얼핏 무거워 보인다. 질피시는 택타일 스위치 질리오(Zealio) V2를 62g, 65g, 67g, 78g 네 가지로 내면서, 이 숫자가 작동이 아니라 바닥 압력 기준이라고 제품 설명에 밝혀 둔다. 바닥 압력만 놓고 보면 67g은 실측 바닥이 약 80 gf인 체리 MX 흑축보다 낮은 값이다. "67이 60보다 크니 더 무겁다"는 판단은 기준이 섞였을 때 틀린다.

제조사 표기와 실측이 꼭 맞지도 않는다. 같은 실측 자료에서 지 프로 3.0 황축은 2.0 mm에서 약 53 gf, 바닥에서 약 63 gf였다. 표기된 50 gf와 67 gf에서 3~4 gf씩 벗어난 값이다.

스프링 길이가 곡선의 기울기를 바꾼다

스프링이 미는 힘은 눌린 길이에 비례한다. 그런데 스위치 안의 스프링은 조립될 때 이미 눌려 있다. 긱핵(GeekHack) 포럼에 2021년 올라온 스프링 측정 글은 흔한 MX 규격 스프링이 풀린 상태에서 약 15 mm, 스위치에 끼우면 약 8 mm, 키를 끝까지 누르면 약 4 mm가 된다고 설명한다. 조립만으로 7 mm쯤 눌려 있고 손가락이 더하는 것은 4 mm인 셈이다. 손끝이 받는 힘은 스프링 상수에 '누른 깊이와 미리 눌린 길이를 더한 값'을 곱한 것이 된다.

스프링이 길수록 미리 눌린 길이가 길다. 그러면 더 무른 스프링으로도 같은 작동 압력을 낼 수 있고, 짧은 스프링과 견주어 시작은 더 무겁고 바닥은 더 가벼운 완만한 곡선이 된다. 제조사 표기로는 20.5 mm 스프링을 넣은 게이트론 적축이 작동과 바닥의 차이가 5 gf, 15.4 mm 스프링을 넣은 황축이 17 gf다. 두 스위치는 무게 자체도 다르므로 길이만의 효과는 아니다. 스프링 길이를 내세운 제품일수록 작동과 바닥 두 값을 함께 본다.

감긴 간격을 위아래 다르게 만든 프로그레시브 스프링은 끝으로 갈수록 빠르게 무거워진다고 소개되지만, 위 긱핵 글의 측정에서는 스위치에 넣었을 때 직선에서 1~2 gf밖에 벗어나지 않는 제품과 최대 5~6 gf 벗어나는 제품이 함께 나왔다. 한 사람이 스프링을 하나씩 잰 결과여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이름만으로 곡선을 짐작하지 말고 공개된 측정 곡선이 있는지 확인한다.

스프링만 바꾸려면 스위치를 기판에서 뽑아 열어야 한다. 핫스왑 기판이면 납땜 없이 스위치를 뽑을 수 있어 일부 키만 바꿔 보기 쉽다.

가벼우면 덜 피곤한가: 실험으로 확인된 범위

키압과 손의 부담을 잰 실험은 1990년대에 몇 편 나왔다.

세 연구 모두 인원이 적고 1990년대의 키보드를 썼으며, 45 gf와 60 gf를 직접 비교하지는 않았다. 부담이 뚜렷하게 늘어난 것은 85~104 gf 수준이었고, 35 gf와 48 gf 사이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사람은 필요한 힘의 몇 배로 키를 치고, 제라드의 실험에서 그 배율은 키가 가벼울수록 컸다. 작동 압력을 낮춘 만큼 실제로 쓰는 힘이 줄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가벼운 키에서 의도하지 않은 입력이 늘어나는지는 이 실험들이 재지 않았다.

누르는 횟수도 함께 봐야 한다. 타닥은 한글 타수를 자모 단위로 세고 겹모음과 겹받침을 2타로 치므로(타수 계산 방식), 타/분 수치가 실제로 키를 누른 횟수와 거의 같다. 시프트와 백스페이스는 세지 않으니 실제 횟수는 조금 더 많다. 분당 300타로 한 시간을 치면 18,000번을 누른다. 손이나 손목의 통증과 저림이 계속된다면 키압을 바꾸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세와 휴식은 손목을 지키는 법에 정리되어 있다.

손가락마다 힘이 다르다: 변하중

2004년 학술지 저널 오브 핸드 세러피(Journal of Hand Therapy)에 실린 측정에서 쥐는 힘에 대한 기여는 검지 약 25%, 중지 약 35%, 약지 약 25%, 새끼손가락 약 14%였다. 키를 누르는 힘을 잰 것은 아니지만 네 손가락 가운데 새끼손가락의 몫이 가장 작았다. 그런데 두벌식 자판에서 새끼손가락은 ㅂ, ㅁ, ㅋ, ㅔ에 더해 시프트와 엔터, 백스페이스를 맡는다. 쌍자음과 ㅒ, ㅖ도 시프트를 누른 채 쳐야 한다.

이 불균형을 제품으로 풀어낸 예가 토프레(Topre)의 리얼포스(REALFORCE)다. 영문 소개 페이지에 따르면 리얼포스는 키 하중이 45g, 30g, 변하중 세 가지로 나오고, 변하중 모델은 검지가 누르는 키를 45g, 새끼손가락이 누르는 키를 30g으로 달리 둔다. 리얼포스의 구조는 무접점 키보드에서 설명한다. 핫스왑 기계식 키보드라면 바깥쪽 열에만 한 단계 가벼운 스위치를 꽂아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

키압을 고르는 순서

  1. 표기 기준을 확인한다. 사양의 숫자가 작동 압력(actuation force)인지 바닥 압력(bottom-out force)인지 본다. operating force라고만 적혀 있으면 회사마다 뜻이 다르므로 입력 지점의 값인지 걸림의 값인지 사양표에서 확인한다. 스프링만 따로 파는 제품도 어느 기준인지 판매 설명에서 확인한다.
  2. 기준을 맞춰서 비교한다. 위 표에서 게이트론 적축을 뺀 리니어 네 종은 바닥 쪽 값이 작동 쪽 값보다 10~22 gf 높았다. 이 범위를 어림으로 삼되, 20.5 mm 스프링을 쓴 게이트론 적축처럼 차이가 5 gf인 제품도 있으니 제조사가 적은 두 값을 모두 본다.
  3. 택타일과 클릭 스위치는 걸림 압력을 따로 확인한다. 체리 MX 갈축은 사양표가 45 cN, 요약 목록이 55 cN이고 실측한 꼭대기는 약 54 gf였다.
  4. 처음 고른다면 작동 압력 45~55 gf를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실험으로 정해진 값은 아니다. 체리 MX 적축과 갈축이 놓인 구간이고, 실험에서 부담이 늘어난 85 gf 이상과 떨어져 있다는 점이 근거다. 누를 생각이 없던 글자가 들어가면 한 단계 무겁게, 손가락이 쉽게 지치면 한 단계 가볍게 옮긴다.
  5. 새끼손가락 자리만 버겁다면 전체를 바꾸기 전에 바깥쪽 열만 가볍게 해 본다.
  6. 바꾼 뒤에는 기록으로 확인한다. 타닥의 급수 검정은 60초 동안 친 타/분과 정확도를 보여 주므로, 바꾸기 전과 후에 같은 조건으로 여러 번 재서 비교할 수 있다. 문장은 매번 무작위로 나오니 한 번의 결과로 판단하지 않는다. 타자 연습에서 쌓이는 약점 분석 목록에 ㅂ, ㅁ, ㅋ, ㅔ가 든 글자나 쌍자음 글자가 몰려 있다면 새끼손가락 자리부터 살펴볼 만하다.

참고한 자료

이 글의 연습용 지문으로 타자 연습하기숫자·영문 없이 한글로만 다시 쓴 연습용 글을 옮겨 적습니다 · 긴 글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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